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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htenow 2022. 2. 8. 00:54



순간이었다.
그리고 찰나였다.
속이 뒤집히고 니글거린다.

생각은 끊기지 않았고
계속 이어져만 갔다.

감정이 정리되길 바라지만
그토록 빛나고 아름다웠던 내 청춘의 감정을
쉽게 버리려는 노력은
사실 말도 안되었다.

나는 계속해서 바라보았고 음미하였다.
이미 다 끝난 일이지만
눈을 감고 떠올릴 때면 생생하게 피어오르는 기억들로 인해
몇번이고 되새일 수 있었다.
아니, 사실은 수만번 되새기기를 반복

토할 것만 같다
버틴다는 말이 촌스럽다

물을 들이키며 거울 속을 멍하니 바라보는 나의 모습을 담고 싶다
혼자만의 고민으로 괴로워하다 잠들어가는 네 뒷모습을
아련하게 바라보다 수십가지의 감정들로 뒤엉켜
살짝 가져다 대보는 작고 작은 내 손가락 한 마디

너랑은 상관없어
오늘도 간에 들이부은 소주 3병은
그런데 토할 것만 같은 지금 내 기분은
너를 떠올리는 것만 같아
아니, 사실은 잊고 싶지 않아 발버둥 치고 있는 건 아닐까

혼자 만져대다
눈물을 한 방울 두 방울 흘리는 나를 본다면
너는 어떤 생각을 할까
시작도 끝도 온통 너인데

욕을 퍼부을까
아니면 항상 강하게 주장하던
너의 생각을 다시 한번 내게 주입시킬까

그거 알아?
나는 안기는 걸 좋아해 안아주는 거 말고
그런데 너는 그 쉬운 걸 한번도 내게 해준 적 없더라
상관없다고 무심하는 척 하던,
아니 무심할 수 밖에 없던 너의 모습이
밤마다 떠올라 숨을 쉴 수가 없어

술에 잔뜩 취해
몇번이고 토해낸 후
잠시 파고들었던 잠을 떠나보내고
화장실에 앉아 불을 끄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사실은 사랑받고 싶어한다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내려는 시도만 한다면 알텐데

예쁜 걸 찍는다에서
나의 생각을 찍는다는 것으로 바뀌는 건 한 순간
표현해내고 그려내고 싶은 이미지들이 수십가지인데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누군가 내 생각을 다 가져가버리는 건 아닐까
무섭고 두려워 다시 잠에 들 수가 없어

차단을 풀고
내 진심이 하나 둘 정성껏 박힌
내 생각들을 너에게 하니씩 풀어내고 싶어

너의 반응따윈 신경쓰지 않지만
그래도 반응에 반응할 내 머리와 가슴을 위해
다시 또 차단을 할거야
나는 상처받고 싶지 않거든

지금껏 받은 상처들로 탑을 세울 수 있다면
나는 바벨탑보다 높이 세울 수 있을걸
지우고 싶지만 간직하고 싶은 상처들로
이미 꽉 찬 내 마음 속에는
너가 더 이상 들어올 수 없다는 거
조금은 이해해주면 좋겠다는 건 내 바램일 뿐일까?

토할 것 같아
속이 니글거려
후련해낼 때까지 다 뱉어낼 수 있다면
내 모든 창자들과 장기들을 끄집어내서
뱉어낼거야
가장 먼저 너부터 끄집어낼까?
아니면 술 때문에 고생하는 간부터 끄집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