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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면 내게는 살아갈 이유가 없다 어떻게 좋아하는 것만 하며 사냐고 누군가는 타이르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면 내가 지금 애써 버텨가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책임감과 죄책감, 그것들로 얼룩져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비참한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위해 현생을 희생해야 한다면 나는 기꺼이 비교해볼 것이다 좋아하는 일이 현생의 불행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좋아하는 일이 영원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로 인해 영원한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행복 이외에는 살아갈 이유가 없다

선택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을 선택하고 살아가는지 죽음이라는 선택지의 존재를 모르는 것 뿐일까 혹은 죽음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것일까 현실에 수긍하고 타협해 가는 사람들을 보면 무척이나 존경스럽다 말도 안되는 세상이 당연하다는 것을, 혹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버린 것이니까 말이다.

주어짐

주어졌기에 살아간다는 것은 과연 이유가 될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흘러가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걸까 나만의 존재 이유를 찾은 이들은 정말 그 이유만으로 살아갈까 이유란 존재하지 않고 두려움에 쫓기며 작은 것을 행복이라 착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내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니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착각일수도 있음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가슴 속에서는 격한 거부감이 일렁인다. 내가 본 세상에서는 내가 살아가며 느끼는 삶에서는 이유가 존재할 수도 이유가 존재함을 본 적도 없기에 부정이 기본값이 되어있음을 아무도 모르는 걸까

버티는 이유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사실 모두가 공감할 것 같은 이 말이 나에게 질문을 던져주었다. 하루하루가 힘들고 전쟁 같고 겨우겨우 버텨내는 숙제와 같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일까? 앞으로의 우리의 미래가 찬란하게 펼쳐질 것이라는 보장도, 지금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뤘을 때에 영원히 행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데 왜 우리는 하루하루 전쟁 같은 나날들을 열심히 버텨내면 살아가는 것일까? 혹시 우리는 더 이상의 슬픔을 만들지 않기 위해 열심히 애써 버텨내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