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24

주어짐

주어졌기에 살아간다는 것은 과연 이유가 될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흘러가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걸까 나만의 존재 이유를 찾은 이들은 정말 그 이유만으로 살아갈까 이유란 존재하지 않고 두려움에 쫓기며 작은 것을 행복이라 착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내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니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착각일수도 있음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가슴 속에서는 격한 거부감이 일렁인다. 내가 본 세상에서는 내가 살아가며 느끼는 삶에서는 이유가 존재할 수도 이유가 존재함을 본 적도 없기에 부정이 기본값이 되어있음을 아무도 모르는 걸까

버티는 이유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사실 모두가 공감할 것 같은 이 말이 나에게 질문을 던져주었다. 하루하루가 힘들고 전쟁 같고 겨우겨우 버텨내는 숙제와 같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일까? 앞으로의 우리의 미래가 찬란하게 펼쳐질 것이라는 보장도, 지금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뤘을 때에 영원히 행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데 왜 우리는 하루하루 전쟁 같은 나날들을 열심히 버텨내면 살아가는 것일까? 혹시 우리는 더 이상의 슬픔을 만들지 않기 위해 열심히 애써 버텨내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부서진 조각

어떠한 감정으로 사는 건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오늘을 살아내는 건지 지금을 버텨내는 건지 이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 생각을 멈추려 온몸을 비틀며 애쓰는데 이제는 그것조차 소용이 없어져 버렸다. 생각이 멈추고 잠시의 즐거움이 지나간 후에는 전보다 더한 후폭풍이 몰려온다. 현실을 도피한 그곳이 오히려 더 낭떠러지였던 것이었음을 그때는 몰랐을까 혹시 모른다.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나를 포기하고 미래를 포기한 그 순간부터 사람들이 말하는 즐거움이 순식간에 왔다 가고 텅 비어버린다.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조그마한 것들이 점점 더 부풀어 내 안에서 터져버리기 일수이다. 도망쳐 온 이곳 또한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해 버린 순간 모든 것들이 새까매진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지금 당장 이 순간이라..

익숙함

익숙함을 추구하는 사람일지라도 살다 보면 익숙함에 젖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날이 오기 마련이다. 익숙함과 겸상하기도 힘들어하는 내게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하는 요즘 점점 익숙함에 대한 분노가 커져만 간다. 여기서의 분노는 같은 것이 반복되는 것에 대한 분노가 아닌 비슷한 것에 대한 분노인 듯하다.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찾으려 이곳저곳 발을 담글 때마다 새로움이 아닌 익숙함이 두 팔 벌려 나를 맞이하곤 한다. 찰나의 새로움도 금세 익숙함으로 돌변해버리니 정말 미칠 노릇이다. 날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미친 짓인 것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익숙함에 진절머리가 나버린 내게 새로움에 대한 갈망은 점차 커져만 간다. 점점 더 자극적인 것, 더 짜릿한 것, 새로운 자극을 가져다..

불편함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이다. 편하지 않음을 불편함이라 일컫는데, 사실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기에 표현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글로는 표현하기 힘든 내가 느끼는 ‘불편함’이라는 감정은 점점 더 심해져 가는 듯하다. 찰나의 순간, ‘어? 불편하네?’로 시작되는 감정이 점차 ‘불편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 역동적인 감정으로 바뀌었다. 마음이 답답해지기 시작하고 숨통이 조여 오는 듯한 느낌이 시작되면서 자연스레 손으로 귀를 막게 되고 그 자리를 피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는 충동이 순간순간 차오른다. 그리고는 그 순간부터 끊이지 않는 생각이 시작되어 순식간에 인생의 끝에는 답이 없다는 종착점에 도달해버린다. 그리고 답에 도달하는 그 순간 손에 애써 쥐고 있던 모든 것들을 한 순간에 놓아버린다. 그 자리에..

이해

주변 사람들이 이 과정에 대해 물을 때마다 생각보다 훨씬 재밌다고 대답하는 나를 인지할 때마다 문뜩 놀라게 된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나와 잘 맞고 생각보다 더 흥미를 느꼈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되는 듯하다. 무엇이든 ‘새로움’을 좋아하는데, 그 대상이 흥미있다면 사실 두 배 이상으로 애정이 가게 된다. 어렵지만 신기하고 새로운 개념을 매일 익히게 되는 이 시간이 기다려지기까지 하는 이유는 흥미있는 분야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교육방식 때문일까? 오늘도 여김없이 9시 반에 모여 출석체크를 하고 팀별로 모여 자유롭게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이라 말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게임 튜토리얼을 읽는 듯한 쉽고 재미있는 노드로 개념을 익히고 함께 코드를 쳐보며 익혔다. 오늘 노드 주제는 “개발자를 위한 첫 번째 필수 ..

온라인 마켓

‘사진’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껴서 헤어 나오지 못한 지 몇 달이 돼가는 가운데 열정적으로 취미를 이어나가고 있다. 대학 입학 면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으로 또라이처럼 돈을 벌어오라는 미션을 받은 후, 사실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내 시선과 생각, 느낌을 담은 사진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일단 가장 먼저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서울 내에 있는 관광지들을 돌아다니며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찍어줘볼까 생각도 했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대면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첫 시작은 온라인 사이트에 내 사진을 파는 것이었지만 매출도 적고, 아직 전문적인 실력이 아니기에 빠른 시일 내에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여 방법을 바꿨다. 그리고 택한 방법은 ..

Learning by Doing

어젯밤에 첫날이라고 이런저런 계획도 세워보고 나름의 다짐도 해보느라 새벽이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정해진 시간이 주어진 것은 오랜만인 터라 겨우 시간을 맞춰서 일어났다. 출석체크를 하고 게더 타운에서 팀으로 모여 잠시 대화를 나눈 뒤 함께 개념을 읽히고 공부하고 문제도 풀어보았는데, 솔직히 말해서 한번 읽고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짧게 리눅스를 접해보았지만 첫 수업부터 이해되지 않았기에 곧바로 포기했었다. 읽다 보면 한 두 단어 어디서 들어봤던 기억은 있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오늘의 노드 제목은 ‘터미널로 배우는 리눅스 운영체제’이었는데, 운영체제의 구성과 커널의 역할에 대해 익히고 터미널과 터미널 에뮬레이터, 셸의 차이점을 대해 배웠다. 그리고 난 후, 기본적인 리눅스..

SSAC x Aiffel

9/6 월요일, 오리엔테이션 및 개강으로 아이펠이 시작되었다. 할머니 장례식 때문에 첫날은 정상적으로 참여하지는 못했고, 개강이 온라인이다 보니 분위기도 어수선해 보였다. 설레는 마음을 부여잡고 두 번째 날인 오늘, 오전 9시 반에 게더 타운에 접속해 출석체크를 하고 팀별로 나눠져 첫 수업을 기다리는데 드디어 시작이구나 하는 느낌에 기분이 묘했다. 함께 팀으로 배정받은 곳에는 아이펠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3차 토론 면접을 함께 봤던 분도 계셨다. 되게 활발하시고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보이셨는데 오늘도 그분으로 인해 조금은 서먹했던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해 보였다. 우리 팀 퍼실리테이터는 백신 접종으로 인해 오늘 함께 참여하지 못하셨기에 양재에서 오신 퍼실리테이터와 함께 오늘 일정이 진행되었다. 함께..

끌림

무언가에, 어떠한 대상에게 끌리는 이유는 뭘까? 내게 없는, 내게 결여된, 내게 부족한 것을 지니고 있는 대상으로부터 답을 얻을 수 있을 수 있다는 ‘착각’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그 누구도 정의하지 않은 ‘부족함’이라는 개념의 기준을 내 나름대로 세워두고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것들을 하나 둘씩 찾아보기 시작한다. 부족함을 채우는 조각들이 하나 둘씩 쌓이다 보면 부족함이 없어지는 ‘완벽’, 혹은 ‘완성’이라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아니, 사실 착각하곤 한다. 그리고 부족을 채우는 조각들을 존경하기 시작하고 그에 매료되기 시작한다. 존경심으로 시작해, 깊게 깊게 파고드는 일이 일어나면 그 대상과 일체가 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사로잡힌다. 이 일이 너무나 당연한 이유는, 부족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