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Daily thoughts

익숙함

Sightenow 2021. 11. 21. 17:20

익숙함을 추구하는 사람일지라도
살다 보면 익숙함에 젖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날이 오기 마련이다.

익숙함과 겸상하기도 힘들어하는 내게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하는 요즘
점점 익숙함에 대한 분노가 커져만 간다.

여기서의 분노는
같은 것이 반복되는 것에 대한 분노가 아닌
비슷한 것에 대한 분노인 듯하다.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찾으려
이곳저곳 발을 담글 때마다
새로움이 아닌
익숙함이 두 팔 벌려 나를 맞이하곤 한다.

찰나의 새로움도
금세 익숙함으로 돌변해버리니
정말 미칠 노릇이다.

날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미친 짓인 것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익숙함에 진절머리가 나버린 내게
새로움에 대한 갈망은 점차 커져만 간다.

점점 더 자극적인 것,
더 짜릿한 것,
새로운 자극을 가져다 주는 것을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무뎌지는 내 감각들을
다시 돌이키기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다시 쪼르르 쫓아가서는
자리 잡고 앉아서
점차 멀리 가고야 만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새로움’에 대한 공급은
과연 무한할까?

새로움을 향한 기대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그 기대감의 끝을 보기 시작한다면
과연 감당이 가당키나 할까?

인생의 첫 단추를 끼워나가는 이 시점부터
인생의 마지막을 걱정하는 것이
과연 알맞은 일일까 싶기도 하지만
시동이 꺼져가는 ‘나’라는 자동차를
가만히 둘 수는 없기에
이렇게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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