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Daily thoughts

생각하는 사람

Sightenow 2021. 10. 2. 02:21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변한 것도 잠시,
우리는 다시 일상을 되찾으려 애쓰고
함께 동행하기에 최선을 다한다.

코로나 백신 개발에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기도하고 기대한 1년이 지나고
마침내 2021년, 올해 초에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어 세상에 나타났다.

코로나만큼이나
사람들에게 걱정을 안겨 줬던
코로나 백신은
우리에게 많은 이슈가 되었고,
여기저기에서
수도 없이 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임상실험의 결여와
여기저기서 쏟아져나오는 부작용,
그리고 백신의 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까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기는 충분했지만
그럼에도 정부의 입김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자의에서 시작된 것인지
타의에서 시작된 것인지는
아직까지도 의문이지만
주변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접종을 마친 것을 보면서
불안감은 점점 무뎌져 갔다.

그리고 그 무뎌져 감의 끝은
‘당연함’이 되어버렸다.

사회생활해야 하기에,
나와 우리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내 미래를 위해서,
이게 당연한 일이니까.

나도 모르게 당연함으로 바뀌던 순간
사건이 터져버렸다.

아직 미성년자인 나는
백신을 맞기 위해서는
보호자 동의서가 필요했다.

내 주변 친구들은
학교에서 백신 접종이 시행되었기에
별 탈 없이 진행되었지만
소속되어 있는 곳이 없는 내게는
보호자 동의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귀에까지 들려오지는 못했다.

예약했던 당일에 동의서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일정을 연기하고
기다리던 중에,
당일 예약의 기회가 생겼고,
시간도 적당해서 예약한 지 2시간 만에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조금의 긴장감을 가지고 병원으로 향했지만
당연함이 주는 안정감은
긴장감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했다.

별 탈 없이 접종을 마치고
병원 대기실에서 15분을 기다리는데
5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잃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내 이름을 듣고
몽롱한 상태에서 의식이 돌아왔다.

분명 대기실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땅바닥에 누워있었고,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머리가 욱신거렸다.

119를 부르고
산소호흡기를 끼고
의식이 흐릿한 상태로
근처 대학병원으로 실려갔다.

응급실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의식이 조금씩 돌아온 나는
몇몇 검진을 마치고 조금의 안정을 취한 후
집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정신을 잃고 앞으로 꼬꾸라지는 바람에
코뼈가 조금 부러져서
조금의 시술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작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아직도 확실치는 않지만
검진 결과로는 의심될 만한 요인이 없기에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백신으로 인한 해프닝인지
아니면 그와는 관계가 없는 해프닝인지는
아직까지도 의문이지만
조금은 특별한 경험으로
내게 자리 잡은 것은 확실하다.

며칠 전 보게 된
가수 성시경의 라이브로 인해
당연함에 질문을 던지게 된 사건이 있었다.


전체의 선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데,
사실 말 잘 듣는 국민이 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무언가를 계속 궁금해하고 질문하고
이게 맞는 걸까?
왜 그런 걸까?
보여줘라 밝혀라
하는 게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연구소에서 연구한 것이 아니기에
100% 믿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어떤 부작용과 어떤 효과가 있는지
우리는 직접 보고 확인한 것이 아니기에
보여주는 것을 그대로 믿지 않고
조금 더 불안해하고 궁금해하는 게
절대 나쁜 것은 아니다.

요즘은 이것조차
나쁜 것으로 몰고 가려는 분위기이다.
‘닥치고 맞아라’
‘말 좀 들어라’

왜 말을 안 듣고 싶은지를
다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궁금해하는 세력에게 설명해 주고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안 죽을 수도 있는 것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에

그들에게도 권리가 있기에
이들을 너무 미워하거나 몰아가지 말자.


너무나도 맞는 말이고
사실 화제가 되기에는
당연한 말인데
이러한 발언이 화제가 되는 사회가 된 것에
조금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리고 분위기에 의해
점점 무뎌져 왔고,
궁금해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한 걸음씩 후퇴했던 나를
조금씩 자각하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나의 생각을 중시하는 사람이라
자부했던 나에게
이러한 자각은 조금은 충격이었다.

사실 나의 생각과
사회의 분위기 사이에서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던
나라는 사람에 대한 충격이었던 것 같다.

나름대로 소신 있고
가치관이 분명하고
정확하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그러한 사람이 되고자 애써왔는데
모두 물거품이 된 기분이기도 했고,

애써 모른 척 해왔던
내가 무시해왔던 부류에 속해있는
나의 본모습을 마주한
벌거벗은 느낌이기도 했다.

치열한 생각 싸움에 지쳐
휩쓸려 가는 대로
그냥 몸을 맡겨버렸던 것은 아닐까?

다시 한번
궁금해하고 질문하는
‘생각하는 사람’에 도전하려
몸을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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