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Daily thoughts

사진이란?

Sightenow 2021. 5. 9. 01:46

매일 저녁,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꺼내어
오늘 내가 어떤 생각 속에 있었는지
하나씩 꺼내본다.

기억이 날듯 말 듯 한 생각들과
감정과 함께 날아가 버린 생각들,
그리고 강하게 꽂쳐서 각인되어버린 생각들까지
천천히 정리하는 이 시간이
이제는 조금씩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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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취미로 사진을 시작했다.
사진을 배우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카메라를 장만하기에는 부담이 되어서
아이폰 카메라로 찍고 보정하기를 몇 달.
그러던 중 마음먹고 용돈을 모아 DSLR 카메라를 장만했다.

카메라를 장만한 직후,
최고의 선생님,
유튜브로부터 몇 가지 기술들을 전수받고,
일주일 내내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오랜만에 가슴 뛰는 일을 찾은 것 같아
신이 난 채로
예쁜 것,
귀여운 것,
분위기 있는 것,
마음에 드는 것 등등
마음 내키는 대로 사진을 찍고
내 맘대로 보정해서
SNS에 하나둘씩 올리다 보니
일주일 만에 거의 1000명의 가까운 사람들이
내 계정을 팔로우 하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잡고 사진을 찍은 지 고작 일주일,
그런데 사람들은 나를 '작가'라고 부른다.

작가,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

내가 한 것은 고작
흘러가는 생각을 한 움큼 멈춰 세워
소중하게 한 손 가득 쥔 채로
사진에 담은 것뿐이다.

생각이 가득 담긴 사진에
한 단어,
이름을 지어주면,
생각이 예술이 되고,
창작물이 된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에서 저자가 이런 말을 한다.

"사람들은 사진을 배운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이 배우는 것은 사진이 아니라 사진기의 사용법이다.
사진기의 사용법이 아닌 사진을 배워야 한다."

나는 사진기를 잘 다루는 기술자 말고,
사진을 창작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을 바꾸기로 했다.

기술 알려주는 선생님 말고,
예술을 알려주는 참된 선생님을 찾아야 되겠구나.

나는 유튜브에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도서관에 꽂혀있는
사진에 관한 책들을 모조리 꺼냈다.
그리고 사진기에 관한 책들을 걸러냈다.
걸러내고 남은 책들은 이러했다.

'사진에 관하여'
'사진 인문학'
'사진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
'사진도 예술입니까?'
'사진을 인터뷰하다'
'사진 너머'
'사진 예술'
'사진가는 길에서 사랑을 배운다'
'사진, 찍는 것인가 만드는 것인가'
'위대한 사진가들'

아직 읽는 과정에 있기에
사진을 정의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사진은 곧 예술이다.

그렇기에
취미로 시작한 사진이
내 삶이 되고
내 신념이 되고
내 생각이 되기를.

생각이 흘러가는 가운데
나는 오늘도 질문으로 잠시 멈춘다.

'과연 사진이란?'
'과연 예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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