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Daily thoughts

취미가 뭐예요?

Sightenow 2021. 5. 10. 02:48

생각하기 싫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게 싫어서
당장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 싫어서
자꾸만 회피하게 된다.
질문되는 것을 회피하고
생각으로 찾아오는 것들을 회피한다.

한 순간에 몰려오는 질문과 생각을
천천히 숨을 내쉬어가며
정리하는 이 순간이
사실 불편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그저 달갑지만은 않은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 읽은 글쓰기와 관련된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주 사소할지라도 나의 감정과 생각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불편할지라도 그날의 생각을 기록하는 것은
생각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매일이 도전의 연속일 수 있겠지만,
그 도전으로 인해 성장하길 바라며
오늘도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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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내내 내가 몰두해 있었던 사진이
내게 취미가 되어간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시작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사진 찍기야 말로
내게 가장 열정적인 취미가 되었다.

작년 여름방학,
학교를 자퇴하고부터 지금까지
나는 취미를 찾는 데에 안달이 나있었다.

해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그들은 열정적으로 매달리는 취미를
항상 가지고 있었고,
취미에 쏟는 시간 또한 상당했다.

공부 이외에도
잘하고 좋아하는 것들이
다양하게 존재했고,
그들의 시간과 열정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었다.

이들과의 대화 내용의 시작은
항상 취미에서부터 출발했는데,
취미를 물어볼 때마다
나는 매번 당황하고 만다.

유일한 낙인 인스타그램, 유튜브, 넷플릭스 이외에는
기껏 해야 책 읽기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내 모습을 보면서
취미가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학교를 자퇴하고 나서
가장 먼저 취미를 찾으려 부단히 애를 썼다.
취미 관련 리스트도 찾아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취미를 물어보기도 하고
내가 존경하는 분들께도 여쭤보았다.

물론 다른 친구들에 비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란 나는
하고 싶은 것들을 못 한 적은 없었다.
다만 내가 속해있던 교육환경과 사회에서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대학에 갈 때에 무엇이 필요한지,
다른 친구들이 무엇을 공부하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는지,
이러한 것들이 중요했기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애써서 찾을 필요가 없었다.

주변 모든 사람들이
한 가지를 향해 가기에
나도 그 한 가지를 향해
당연히 발맞추어 가고,
나에 대해 질문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눈 앞에는 루트가 그려져 있고
우리가 해야할 것은 그 루트를 열심히 따라가는 것이기에.

그런데 막상 자퇴를 하고 나니,
내가 무엇을 따라가야 하는지부터가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남들 하는 거
똑같이 따라하면 된다고 했는데,
지금부터는 내가 정해야 했다.

당연히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질문할 수밖에 없는 과정 속에 있었고,
익숙하지 않은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중간에
지금 이 기록이 끼워지는 중이다.

가슴 뛰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말이지만
사실 지금까지 우리의 삶에서
그다지 익숙하지 않았던 단어일지도 모른다.

취미는 특별하고 대단한 일이 아니라
내 삶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익숙하지 않기에 주저했다면,
당연한 것을 따라가자.

미래를 위한 지금이 아닌,
지금 존재하는 지금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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