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Daily thoughts

끈기

Sightenow 2021. 5. 11. 01:16

매일 글을 쓰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절실히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일상을 기록하는 것보다,
외부의 자극들을 기록하는 것보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관찰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 말고
나를 성장시키는 글.
내가 가진 지식을 공유하는 글 말고
지혜가 쌓여가는 글.
화려한 이미지들이 공존하는 글 말고
글로 생각이 쌓여가는 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의
나의 신념이자 다짐이고,
내 장기적인 목표이자 방향이다.

나 혼자 소장하는 일기장이 아니기에
자꾸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집중하게 되고
나도 모르는 새에
온전한 나의 생각과 느낌이 아닌
잡다한 것들이 섞여
이상한 길로 새기도 했다.

내 신념을 고집하며
다시 돌아올 때마다
조금씩 성장해감을 느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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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한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분야를 깊이 파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나는 무엇이든 꾸준히 하려 애쓴다.

지칠 때마다 동기부여도 해보고
이런저런 조언도 들어보고
슬럼프 안오는 법도 찾아본다.

하지만 나의 열정과 끈기가 부족했던 탓일까?
사람들은 나를
포기하는 데에 더 익숙한 사람으로 바라본다.

'너는 끈기가 부족해'
'시작은 잘하는데 마무리를 못해'
'벌써 그만뒀어?'

내가 하는 이 일을 통해 이루어질
목표와 미래를 그리며
사람들은 저마다 '동기부여'를 받는다.

목표를 이룬 나를 상상하고
달라진 나의 모습을 그린다.
달라질 미래와 성장한 나의 모습 또한
당연히 중요하다.

그렇지만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이전에
'지금'을 누리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동기부여를 잘 받지 못한다.
달라질 미래보다
지금을 누리는 것이
내게는 더 가치 있기 때문이다.

지금만 바라보며 흥청망청 즐긴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내게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 순간, 지금이 소중하기에
나의 모든 가치와 기준이
지금에 초점 맞춰져 있을 뿐이다.

아무리 내 미래에 도움이 되는 말이라도
지금 내게 가치있게 와 닿지 않는다면,
내가 하는 이 일이
더 이상 내게 지금을 누릴 수 없게 만든다면,
나는 과감히 '포기'라는 선택을 한다.

이 선택으로 인해
나는 루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도전의 기회와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사람들은 내게 가끔 이런 말을 한다.

'과감하다'
'용기있다'
'무모하다'

나에게 있어
포기라는 선택은 항상 과감하다.
과감하게 포기를 선택하고
용기 있게 도전한다.

새로운 것에
쉽게 도전하는 것.

무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을 누리는 가장 행복한 도전은
내 삶에서 날마다 반복되기에
나는 이것을 단점이 아닌 장점이라 말하고 싶다.

같은 것을 고집하고 고수하고
끈기 있게 깊이 들어가는 우리들의 삶에 비해
시대와 세상은 너무나 급격한 속도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그리고 나는,
과연 무엇을 진리로 믿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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