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다녔다. 생각하기 싫어서, 생각만 하면 머리 아파서, 생각하기 힘들고 불편해서. 그냥 있고 싶은대로, 나 편한대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있고 싶었다. 생각하기 싫다고, 불편해서 미치겠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멈추지 않는 생각 탓에 가장 효과적인 비상책을 꺼냈다. 유튜브 생각을 멈추게 만들고 끌려가게 만드는 신기한 플랫폼인 듯하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인스타 브레인’ 등의 책의 저자는 사람들을 멍청하게 만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가끔, 이를 반대로 이용하는 것 같다. 지배 당하는 사람 말고 지배하는 사람, 끌려다니는 사람 말고 끌고 가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가끔은 멍청해지고 싶기도 하다. 그렇게 사는 게 당장은 편하기에. 끊임없이 나를 인도하는 알고리즘을 따라가다보..